2023년이 끝나가고 있다. 회사에서는 한창 진행중인 프로젝트를 잠시 쉬어두고, 내년에 시작될 세 번째 스프린트를 기다리고 있다. 에듀테크 회사에 입사해서 4개월 동안 서비스 기획자로써 일을 하며 배운 점은 매우 많았다.
최근에 내게 좋은 깨달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지만, 그것에 매몰되지 않는 것" 이었다.
당연히 실수를 하면 그것을 make-up 해야한다. 하지만 나의 성향 상 지나치게 실수한 것에 대해 자책하고, 빠져드는 스스로를 발견하였다. 그리고 충분히 털고 일어날 수 있는 실수인데도 내가 너무 무겁게 생각하고 주저앉아 있고 싶어하기도 했다.
현실적인 예를 들면 이렇다.
서비스를 정식으로 사용자에게 릴리즈하기 전에, QA와 개발자, 디자이너들이 내가 세운 어떤 정책이 너무 복잡하다고 의견을 주었다. 이 정책을 세우기까지 개발자들과 많은 논의가 있었고, 디자이너와도 많은 논의가 있어서 그 정책이 합의되었다고 생각했다.
실상 개발된 결과를 까보니, 나 스스로부터 정책이 헷갈리기 시작했고, 당연히 디자이너와 QA담당자 또한 QA 과정에서 정책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눈 결과, 정책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복잡한 경우의 수를 모두 제거하고, 간단하게 정책을 변경하였다.
여기서 내가 고려하지 못한 부분은 2가지였다.
1. 유지보수 비용에 대해 간과했다.
내가 생각했을 때 특정 경우의 타당성만을 고려하다보니, 이 모든 경우를 유지하려면, 디자이너들이 이 정책과 경우의 수를 이해해야 하고, 개발자들이 이해해야 하고, QA담당자가 이해해야 한다. 심지어 내가 다니는 회사는 Web, iOS, Android 이렇게 세 플랫폼에서 모두 서비스를 하다보니 기본적으로 3명의 개발자와 소통을 해야했다. 복잡한 정책을 커뮤니케이션하기 힘든 환경이었고, 커뮤니케이션을 하기위한 시간과 에너지를 고려했어야 했다.
2. 구체적인 사용자 입장에 어떠한지 간과했다.
완벽한 기획이 없다는 것을, 개발 결과가 나오고 나서야 깨닫는다. 결론적으로는 내가 시간을 투자한 것을 사용자들이 주의깊게 볼 것인지 생각하지 못했다. 그저 내게 주어진 일이기 때문에 그것에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했다. 사용자의 지속적이고 일관성있게 받은 피드백이야말로 정말 우리가 개발해야하고 개선해야할 것임을 깨닫는다.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라는 책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 '당신의 백로그 중 절반은 쓸모가 없다.' 그것을 실제로 겪어보고 나서야 깨달았다. 내가 괜히 집착하는 어떤 작업 때문에, 개발자와 디자이너분들이 정말 신경써야할 것에 신경쓰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다른 시니어 기획자분께서 나의 이런 반성문(?)을 보면 더 많이 조언해주실 것이 있겠지만, 스스로 깨달은 포인트를 적어보았다. 이런 일 말고도 많은 깨달음을 얻었는데, 조금 더 자주 이런 글들을 적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년에는 더 많은 깨달음과 더 많은 글들을 쓸수 있길 바라며! Good bye 2023!
'In my opini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드럽지만 강인하게 걸어가기 (1) | 2024.05.12 |
---|---|
관계가 먼저, 그리고 좋은 것을 받아들이기 (0) | 2024.03.19 |
입사 후 3개월 후기 (2) | 2023.11.29 |
취업 준비 기간에 배운 것들 (0) | 2023.09.13 |
질문없는 성장은 없다. (4) | 2023.07.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