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my opinion

부드럽지만 강인하게 걸어가기

jonny_stepout 2024. 5. 12. 21:38

지난 2달간, 프로덕트를 관리하며 큰 실패를 하나 겪었다. 내가 기획한 새로운 기능이 내부 검토에서 혹평을 받은 것이다. 나는 스스로 기획하면서, 좋은 피드백을 받을 것을 기대했다. 시도해보지 않았던 여러 기법들을 활용하여 반복적으로 검증하는 프레임워크를 만들기도 하고, 최선을 다해서 협업을 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처참한 실패를 겪었다. 내부 피드백은 싸늘했고, 나는 부족함을 가득 떠안은 신입 기획자였다. 이러한 평가와 분위기는 내게 너무 크게 다가왔고, 좌절에 빠질 시간도 없이 기능 개선에 몰두했다. 그리고나서는 그 기능을 다 개선하기도 전에 그 다음 일정을 소화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정신없이 일정 관리와 기획을 해나갔고, 우선순위를 메겼다. 

 

그러한 상황속에서 감사한 것은, 훌륭한 동료들이 나의 부족함을 너무나도 잘 메꿔주었다. 실패를 경험한 기능의 핵심 요소를 팀원분이 맡아서 개선에 힘써주셨고, 그외에 업무들도 동료들이 훌륭하게 감당해 주었다. 내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음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나는 이러한 실패를 겪으며, 거의 매일같이 야근을 했고, 업무의 늪에 깊이 빠져 있었다. 지난 포스팅에서 언급한 건강한 나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나는 끊임없이 흔들렸고, 주저했고, 주눅들었다. 그런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주변에서는 나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많이 들려왔다. 이런 나의 슬픔을 감사하게도 나의 사랑하는 애인이 가장 많이 위로해주었고, 옆에서 같이 슬퍼해주었다. 그뿐 아니라, 부모님, 동생, 교회 사람들 모두 나에게 응원의 메세지를 주었다. 참으로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 뿐이다. 그들에게 해준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도 나는 이렇게 응원을 받는 사람이라는게 정말로 감사했다.

 

나는 여전히 성장중이고, 여전히 부족하다. 그리고 여전히 배워나가고 있다. 때로는 내가 맞는 길로 가고 있는지 헷갈릴 때가 많다. 심지어는 맞는 길로 가고 있는 게 아닌 경우도 너무 많다. 성장을 그토록 원하지만 또 어떤 면에서는 지독하게 어린아이처럼 굴고 있는 부끄러운 모습들도 많다. 그럼에도 나는 이번에 배운 것들이 있다.

 

1. 나의 부족함과 잘못을 인정하자.

내가 이번에 가장 뼈저리게 느낀 것은, 전혀 내가 내세울 것이 없다는 것이다. 진실로 객관적으로 나를 살펴보면, 내가 해낸 것은 전체의 극히 일부일 뿐이다. 부족하기에 실수할 수 있고, 잘못할 수 있다. 그것을 알았을 때, 나는 진심으로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나는 그 다음 스텝으로 나아갈 수 있다. 나의 잘못과 부족함을 모른다면, 절대 성장할 수 없다.

 

2. 외부의 거친 피드백을 견뎌내자.

세상은 항상 내게 모진 말을 내밷는다. 따뜻한 말이 나를 기분 좋게 하지만, 역시 날카로운 말이 마음에 오래 남는다. 그럼에도 나는 견뎌내야한다. 억지로 견디는 것이 아니라 온 힘을 다해 울고, 온 힘을 다해 소리치고 온 힘을 다해 다시 웃기 위해 노력한다. 그 방법은 뭐가 되었든 좋다. 운동을 해서 나아지면 다행이고, 데이트를 해서 나아지면 감사한 것이고, 지혜자에게 조언을 구해서 다시 온전한 정신으로 돌아오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나는 온갖 책과 유투브, 교회 설교 등 수많은 콘텐츠를 통해 이 거친 피드백에 상처받은 나를 구하려고 노력했다. 

 

3. 내가 할 수 있는 선을 정하자.

이번에 발견한 문제는, 내가 스스로 업무의 선을 정하지 못해서 스스로를 너무 괴롭게 한다는 것이었다. 미디어나 유명한 스타 PM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거나, JD에 나온 필수 역량들을 읽어보면, 끊없이 일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리고 외부의 피드백을 이겨내지 못하면 그 피드백들에 노예처럼 끌려 다니곤 했다. 나는 온유하면서도 단호하게 내가 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거절하거나 거부할 필요가 있었다.

 

4. 야근을 하지 말자.

정규 업무 시간은 8시간이다. 그리고 100년이 넘는 노동의 역사를 거쳐 우리 선조들이 '하루 8시간 일하십시오!' 라고 말하는 데에는 다 우리를 위한 뜻이라는 걸 느꼈다. 때로는 야근이 필요한 순간이 있지만 그 순간이 한 달에 한 번보다 많아질 필요는 없다. 그래야 나의 삶 전체를 통제할 수 있고, 그 통제는 나 스스로의 규율을 만든다. 그로 인해 나는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들에 집중 할 수 있다.

 

5. 야근 대신, 집에서 또는 카페에서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자.

내가 이번에 크게 깨달은 부분이다. 야근은 말 그대로 밤에 하는 근무이다. 하지만 잘 돌이켜보면 내가 필요한 것은 밤에 근무하는 것이 아니라, 밤에 공부하는 것이다. 그냥 야근이라고 퉁치고 잔업 + 내일 할 일 정리 등등 그냥 무한정 늘어지는 스케줄을 갖는 것은 전혀 건강하지 못했다. 내가 부족한 부분을 정확히 알고, 그 부분을 채우기 위한 점진적인 공부를 나는 해야한다.

 

6. 내가 하고 싶은 운동을 하자.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운동을 하기로 정했다. 정기적으로 런닝과 맨몸운동을 하려고 계획하고 있고, 1-2주에 한 번씩 풋살 매치에 참여하려한다.

 

7. 나의 비전을 매일 매일 업데이트하자.

분기, 반기에 한 번씩 업데이트 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해서 내가 추구하는 삶의 목표를 조금씩 구체화 해나가보기로 했다. 때로는 A를 주창했다가도, 어느날 B로 바뀌어 있기도 하고, 혹은 A,B 둘다 이루기 위해 고민하기도 했다. 지금 나의 비전은 이렇다.

아름다운 가정을 꾸리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성장하는 기업을 만들어, 주변의 사람들에게 동기부여를 주고 싶다.

 

언제 바뀔지 모르는 비전이지만, 이 비전을 위해 나는 매일매일 고민해 나갈 것이다.